2015학년도에도 과학고 전체 졸업생 1,600명 중 단 30명(1.9%)만이 의대에 진학했습니다.(재수나 반수는 제외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눈에 보이는 자료를 해석하지 않고 보면 의대에 가기 위해서 과고에 들어가는 것은 장점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 지역에서 상위권 의대를 서너 명 이상 보내는 학교는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2015년 서울 지역의 과고를 분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성과학고 11명(8.0%), 세종과학고 10명(5.7%, 2013년에는 17명이 진학했습니다.) 두 학교가 전체의 2/3를 차지합니다.(나머지는 대구일과고 3명, 인천과고 2명, 부산과고 2명, 울산과고 1명, 제주과고 1명. 전국 20개 과학고 중 13개 과학고는 0명) 다른 년도를 비교해 보아도 서울의 두 과학고는 의대를 가는 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영재고는 어떨까요?

지난 5년 동안 영재학교 졸업생은 계속 증가했으며, 그에 따라 의대 진학한 학생(2011년 197명→ 2015년 502명)역시 늘어났습니다. 2015학년도에는 전체 졸업생 502명 중 4.7명(9.4%)이 의대에 진학하였습니다. 서울 지역의 과학고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부산 지역의 한국 과학영재고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거의 안한다는 사실을 알면, 서울/경기 지역의 영재고 졸업생들의 의대 진학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2015학년도의 경우 의대 진학자 수는 서울 영재고 25명(19.4%), 경기 영재고 12명(9.6%)입니다.

제 해석엔 서울 지역의 과고가 대략 8%, 경기 영재고 10%, 서울 영재고 18% 정도가 의대를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서울 지역의 과고와 영재고는 다른 지역보다 대학 미진학자, 즉 재수생이 많다는 겁니다. 즉 이들을 포함하면 서울 지역의 과고는 10% 이상, 서울 영재고는 25%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대학 미진학자가 다 의대를 진학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픈 현실이 의치예 대학원 편입에 서울 지역의 과고/영재고 졸업생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울 지역의 과고는 많게는 15% 이상, 서울 영재고는 30% 이상이 의치예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벨상 나오기 힘들겠죠?

그렇다고 하면 지방의 과고는 왜 의대 진학률이 낮을까요?

1~2% 정도라고 하면 서울 외의 지역에서는 낮은 수치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지방에서 의대를 가기가 쉽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서울지역의 특목고와 너무 격차가 큽니다ㅜ

저는 두 가지 이유라고 판단됩니다.

첫 번째는 지역 과고에 들어간 학생의 과학에 대한 자부심입니다^^ (한과영 학생들처럼 말이죠)

두 번째는 지역에 따른 과고에 대한 대학 선호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의대에서 특목고 학생을 일정수 뽑으려고 할 때, 타 지역의 과고생을 뽑기 보다는 영재고생을 뽑으려 하는 것입니다. 학업 인플레가 조성된 학교나 지역의 특목고 학생을 뽑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죠. 그 근거로 요사이 서울대생 합격자 수와 수능 만점자 수가 많이 나온 것으로 유명세를 탄 대구 지역은 대구 영재학교의 의대 진학이 2015년 10명(10.1%)나 되었습니다.

그럼 문과에서는 어떨까요?

이번 국감 자료에 의하면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10명중 9명은 스카이 대학 출신이라고 합니다. 2009년 로스쿨 설립 이후 올해까지 총 입학생 1073명 가운데 스카이 대학 출신은 938명으로 87.4%에 달했고 출신 고교도 서울 출신이 50.1%를 차지했으며, 특히 강남 3구 소재 고교 출신은 15.6%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울 출신 고교)에는 서울이 아니 지역 유명 특목고 출신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ㅠㅜ

더 상세한 자료가 있다면 좋겠지만, 서울대 로스쿨은 서울지역 고교 출신이거나 특목고 출신이 스카이를 거친 후 서울대 로스쿨에 들어가는 비율이 꽤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