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서울형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수학 수업에서 시, 철학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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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린왕자 댓글 1건 조회 401회 작성일 16-11-16 16:05본문
서울형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수학 수업에서 시, 철학을 배운다!"
‘자유학기제’란 무엇일까?
쉽게 와 닿지 않는 이 개념을
서울관악고등학교 신명숙 교감은
‘수업 방법 개선’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토론, 실습수업이나
진로 교육을 받는 제도다.
현재 중학교에서 시행중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수민 양도 가장 좋았던 교육정책으로
‘자유학기제’를 꼽은 적이 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 ‘자유학기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또 이것의 좋은 사례로는
어떠한 수업이 있을까?
‘자유학기제’가 궁금한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난 9월 27일 서울아현중학교 강당에 모였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2016 서울형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본래 행사는 멀티미디어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당초 예상보다도
신청자가 많아 더 넓은 강당으로 장소를
변경하였다고 한다.
꽤나 큰 강당의 좌석들이 모두 찼고,
이후에는 자리가 없어
가장자리에 놓아둔 의자에까지 참석자가 앉았다.
▲‘2016 서울형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연수현장
‘자유학기제’ 운영 사례에 대한
강연을 맡은 신명숙 교감은
한국 학생들이 학업 만족도는 낮지만
학업 성취율은 높다는 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학업 만족도가 낮은 상태에서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우리 아이들이
기특할 정도”라고 했다.
신 교감은 자유학기제가 고민된 시작점을
하나의 사례로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만나서
이런 대화를 나눴대요.
김용 총재는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을
천천히 죽이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고 하죠.”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을
지나칠 정도의 수준으로 입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제기된 지 오래된 문제다.
문제가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자유학기제가 생겨났다.
성적과 입시 결과를 놓고 학생들을
압박하기보다 먼저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을 해보자는 것이다.
신 교감은
“학교에서 풀이 죽어있는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이 피어날 수 있게끔
이로운 자극을 주자는 것”이라고
자유학기제를 설명하며,
학교현장에서 확인한 예시 하나를 들었다.
‘하브루타 교육법’이라는
유대인들의 교육 방식이 있다.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가만히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질문을 만들도록 한다.
이것을 교실에서 처음 적용할 때는
사실 아이들이 잘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한 명도 졸지 않았다.
다른 학생이 질문할 때도
딴 짓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열심히 듣는 모습을 봤다.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한다.
내 머릿속에만 놓아둔 채
직접 발화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것이 아닌 게 아닐까?
내가 직접 입 밖으로 내뱉으려면
그만큼 알아야 하고, 이 생각을 말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핀다.
바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풀 죽어 있는 아이들이 깨어난다.
신 교감은 현장에서 경험한 ‘자유학기제’에 대해
동료 교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자유학기제’가 그저
‘여러 정책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열의를 갖고 운영할 때
사람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이란 의미일 것이다.
▲서울 관악고등학교 신명숙 교감
신 교감의 강의가 끝난 후 과목별로
수석교사의 우수 수업 사례를 듣고
정보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 서울동작중학교 서유정 교사의
강의를 직접 들어봤다.
서 교사의 담당 과목은
‘수포자(수학과목을 포기한 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이다.
서 교사의 강의에선 그동안 쌓인
고민, 경험, 변화, 그리고 뿌듯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경복궁으로 수학 현장 학습을 다녀오기 위해
사전 답사를 몇 번이나 하고,
아이들이 도형을 만들 색종이가
그냥 색종이면 멋이 안 난다며,
직접 남대문에 가 부자재를 사올 정도였다.
그러나 신 교사는 진정한 자유학기제의 정신은
아이들에게서 나온다고 했다.
▲서울 동작중학교 서유정 교사의 강연 현장
일화 하나를 보자. 서 교사는 수업 시간마다
수학 개념으로 시를 쓰게 한다.
개념을 온전히 이해해야
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공식이 아닌 개념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문학적 요소까지 더해지니,
국어 선생님이 칭찬을 건넸을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이 쓴 시는 모두가 돌려본 다음
좋은 시는 다 같이 풀어본다.
참여가 저절로 된다. 신 교사는 공부를
잘 하지만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한 학생이 썼다는 시를 소개했다.
부등식에서 나는 음수다
내가 다가서면
모든 아이들이 등을 돌린다
시를 읽은 서 교사는
가슴이 턱 막혔다고 한다.
그는 이 시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 반 아이들에게 읽어줬고,
시를 들은 아이들 모두가 숙연해졌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강조하지만
그게 과연 따로 있는 걸까요?” 라고 되묻는
서 교사에게서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교육 방법 개선에 대한 진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각도를 계산하는
공식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각도 개념 문제를 풀게 하면,
아무도 틀리지 않아요.
원에 대해 가르칠 땐 아이들과
가사실에 가서 부침개를 만들었어요.
이걸 1/6, 1/8 해보라고 하다가
1/5로 나눠보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서로 토론을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1/5로 나눌 수 있을까’
‘혹시 완벽하게 공정한 나눔은
없는 게 아닐까’ 라며
인생에 대한 토론으로 까지 이어지죠.
수학 수업이 철학 수업까지 돼요. (웃음)
개념에 대한 이해, 토론하는 과정,
이 과정에서 나오는 고민이 바로
서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고갱이다. 이는 단순히 한 자리에 앉아서
주입식 교육을 받는 기존 교육 체제에선
경험하기 힘든 것이다.
서 교사도 “절대 선생님 혼자
앞에서 떠드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연수에 참여한 서울방원중학교 이어진 교사는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시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수업 준비를
더 열심히 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재밌게 가르쳐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울가재울중학교 김은주 교사도
“자극이 많이 됐다. 2학기 때 적용해보겠다”고 했다.
실제 ‘자유학기제’에 대한 만족도는
시행 전에 비해 후가 훨씬 높다.
이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결과다.
‘자유학기제’가 학업성취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유학기제’가
멈추지 않고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신 교감도 “자유학기제는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을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생각도 같은 것 같다.
궂은 날씨에도 만석이었던
수업콘서트 현장에서 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댓글목록
ygo1112님의 댓글
ygo1112 작성일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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