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학원들의 관리 시스템에는 오답노트 만들기가 있습니다.

수학에서 오답을 체크하고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학생이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요.

하나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답이 많지 않은 상위권학생들은 오답노트가 유용하지만

오답이 많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오답노트 만들다가 시간을 다 허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답노트는 오답이 많지 않은 상위권학생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오답노트의 활용 때문입니다.

오답노트를 정성껏 만들지만 다시 보지 않기 때문인데요.

오답 노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답을 통해 드러난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임에도 다시 안 본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답노트의 만드는 본질적인 이유와 정반대되는 것으로

오답노트를 만드는 형식적인 작업만 할 뿐 모두 의미 없는 행위가 되지요.

생각 없이 오답노트를 만들기에 본인 오답노트에 있는 것을 물어봐도 대답을 못하거나

심지어 오답노트에 적혀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오답노트를 만들기만 할 뿐 그 활용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답노트를 만들고 오답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귀찮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지만

오답을 체크하고 충분히 이해 못했거나 잘못된 개념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하기에

오답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오답노트 말고 다른 방법을 써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틀린 문제를 문제집에 체크하고 나중에 다시 푸는 방법입니다.

문제집을 2권을 사서 틀린 문제만 다시 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조금 더 발전시키면 오답마다 틀린 이유가 있으니 오답체크 후 그 틀린 이유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오답 표시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표시하고 각 문제집마다 틀린 문제들에 대한 통계를 내면

그 과정이나 문제집에서 무엇이 약한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덤이 됩니다.

오답정리는 다시 풀고 또 다시 풀면서, 완벽하게 한 문제, 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위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반드시 오답노트 작성일 필요는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답체크 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지속가능한 후속 조치입니다.

어머님들께서 많이 질문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수학은 여러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것이 좋은가? 한권을 여러 번 푸는 것이 좋은가?“

입니다.

농담 비슷하게 “여러 권을 여러 번 푸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말씀 드리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오답을 틀린 이유에 따라 꼼꼼히 분류하고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 할 때 까지 여러 번 푸는 것입니다.

“위편삼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질 정도로 책을 읽었다는 말이지요.

공자의 주역읽기에서 나온 말이지만 저는 수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풀면서 글자 속에 있는 수학적인 원리와 개념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수학 공부의 핵심이며 오답정리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오답이 나온 이유가 더 궁금하고 어떻게 이 부분을 해결해 줄 것인가가 관심입니다.

모든 오답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고 오답을 보면 그 학생이 학습한 이력과 수준이 드러나게 됩니다.

오답을 통해 알게 되는 학생의 수학적인 시그널, 그 부분이 관심이 됩니다.

수학을 공부함에 있어 오답은 너무 중요합니다.

수업을 마치며 한 학생이 오늘은 수업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전 아이에게 다른 때랑 크게 다른 것은 없었는데 왜냐고 물었습니다.

아이의 대답은 오늘은 문제가 잘 풀려 재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데일리 테스트 점수가 잘 나오고 수업시간에 틀린 문제가 많지 않았다면 분명 재미있고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면 그 날 본인이 이해하지 못한 수학적 깊은 뜻을 묻는 문제를 안 만나서 였을 지 모릅니다.

아이도 어머님들도 오답이 있을 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전 오답이 생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본격적으로 공부해야할 과제가 생겼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수학공부의 시작은 오답이 나왔을 때부터이기 때문이지요..

태도가 미래를 결정한다.

완벽한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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