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어린이천문대] 별을 아는 아이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 홍선영 리포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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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동엄알비주인장 댓글 0건 조회 2,839회 작성일 20-02-22 23:34본문
초등학교가 봄방학을 시작했다. 2주 정도의 짧은 기간이지만 아이들과 다녀볼 수 있는 곳을 알아보던 중 부천에 어린이천문대라는 곳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학교에서 진행된 별빛 한마당이라는 행사에서 태양계와 별자리 이야기를 듣고 운동장에서 망원경으로 직접 달도 관측하고 토성도 관측하면서 아이가 정말 좋아했던 생각이 났다. 필자의 휴대폰에도 그 때 망원경으로 본 달을 찍은 사진이 아직 저장되어 있다. 흔히 천문대하면 산 속 깊은 곳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도심 속 그것도 우리가 살고 있는 목동과 가까운 부천에 어린이 천문대가 있다고 하니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엄알비맘들을 대신해 부천어린이천문대를 찾아 윤순혁 천문대장님을 인터뷰해 보았다.
부천어린이천문대는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561번길 24에 위치하고 있다.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순혁 대장님 : 어린이천문대는 2003년 연세대학교 산하 일산관측소에서 진행하는 가족프로그램을 참여하신 분들 중 관심이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의 요청으로 매달 천문학에 대한 다른 주제로 팀 단위 수업을 진행하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9년 분당어린이천문대를 시작으로 지점이 생기면서 현재는 20개의 지점이 있고 부천어린이천문대는 18번째 지점입니다. 올해는 광주와 대구 등의 2개 지점과 미국 샌프란 지점 설립을 목표로 성장해가는 세계 최초 어린이 교육 전문 천문대입니다. 2019년 11월 기준으로 2,400개 팀이 꾸려져서 약 20,000명 이상의 대원들이 어린이 천문대를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부천어린이천문대는 2019년 4월에 개관하였고 주로 부천과 부평, 목동 지역에서 팀을 만들어서 오고 계십니다. 아이들이 공부로 접근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좀 생각할 수도 있고 매우 즐거운 활동이라는 것을 천문이라는 것을 통해서 교육받을 수 있는 어린이전문천문교육기관입니다.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윤순혁 대장님 : 어린이천문대 교육은 팀 단위 수업이며 1달에 한 번 정해진 요일에 수업을 합니다. 수업 시간은 1시간 50분 수업으로 쉬는 시간 10분을 제외하면 이론 수업 50분, 관측 30분, 실습 20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팀원은 최대 12명으로 어머님들이 직접 팀을 만들어서 오시면 되고 어머님들의 협의에 따라 6명부터 12명까지 다양한 인원으로 신청받아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윤순혁 대장님 : 어린이천문대에서는 어린이들의 우주에 대한 상상력과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놀이교육, 관측체험, 만들기 활동 및 실습, 우주현상의 과학적 이해 등 다양한 활동을 담은 정규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규프로그램으로 첫걸음교실, 체험교실, 탐구교실, 테마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프로그램은 각각 1년 단위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첫걸음교실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학생부터 2학년이 수강 대상이고 체험교실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4학년이 수강 대상입니다. 탐구교실은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6학년이 수강 대상이고 테마교실은 탐구교실을 수료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일프로그램으로 아빠와 함께 하는 천체여행, 일일천문교실, 일일별자리체험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만의 강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윤순혁 대장님 : 카이스트에 계시는 정재승 교수님의 칼럼을 좀 인용하겠습니다. 공부라는 말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요? 안타깝게도 현재의 대한민국 학생들에게는 대부분 부담으로 인식이 될 것입니다. 초등학생 때에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서 더 어려운 과정을 접할수록 더욱 부담이 심해집니다. 이런 청소년기에도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욕심을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시 돌아가서 공부란 무엇일까? 여쭙고 싶습니다. 공부는 호기심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궁금한 것을 알게 되면 뇌에서는 보상을 표상하는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호기심에 대한 해답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된다는 뜻이지요. 그렇게 알게 되면 그 지식은 우리 머릿속에 훨씬 더 오래 남습니다. 사실 학교에서는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과정이라는 경험’을 교육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아이들은 안타깝게도 게임이나 TV를 통해 도파민을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어린이천문대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과정이다’라는 것을 인식시켜 준다는 것입니다. 기초과정에서는 아이들이 웃는 동안 자연스레 배워갈 수 있게 해 주고, 기본과정 심화과정에서는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에서 발견된 천문학의 이론과 과정을 통해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이 공부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그런 습관을 들인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들어서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에 대한 원리를 분석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 프로그램 중에서 엄알비맘들께 꼭 소개하고 싶은 강의 컨텐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윤순혁 대장님 : 2인 1조로 망원경 실습을 하고 천문학의 발견을 배울 수 있는 테마과정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스스로 찾게 하여 작은 성취감을 계속 가질 수 있으며,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가졌던 의문과 의문 해결과정을 배움으로써 그들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실제로 알게 되는 중요한 내용들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첫걸음, 체험, 탐구과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험과정에서 은하수가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이 있습니다. 여러 민족의 이야기를 통해 은하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재미있게 알아보고 실제로 은하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를 안쪽에서 본 단면이며 어떤 모양인지를 간단하게 알려줍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은하의 모습을 밝혀내려고 노력한 허셜과 섀플리에 대한 언급도 합니다. 이후 탐구과정에서는 우리가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던 은하가 ‘은하 바깥의 우주는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하여 은하가 우주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마지막 테마과정에서는 우주론에 대한 과학사를 듣습니다. 약 200년 전 ‘우주는 왜 검은색인가?’라는 의문을 가진 올베르스의 역설을 시작으로 ‘팽창하는 우주의 시작과 끝은 어찌되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여러 학설과 현재는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빅뱅 우주론’을 알게 되고 이후로도 충분히 다른 이론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합니다. 이것은 ‘과학을 어떻게 배우는가?’만이 아닌 모든 학문에서 어떤 태도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아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리포터맘 : 관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날씨가 흐려서 관측이 어려운 날도 수업이 진행되나요?
윤순혁 대장님 : 한 달에 한 번씩 수업을 왔을 때 기상조건 때문에 매번 별을 관측을 할 수는 없습니다. 1년을 기준으로 열두 달 중 매달 별을 관측하는 경우는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지요. 보통은 절반 정도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관측일수는 365일 중 150일 정도로 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계속 흐릴 수도 있지만 수업 시간 도중 날씨가 개거나 구름이 걷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관측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보통 스케줄 상으로 7~8번 정도는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연속해서 좋지 않아 그 계절 별자리 관측을 못한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따로 관측보강을 해드립니다. 그러면 1년 동안의 커리큘럼에서 60여개의 별을 관측하게 되어 있는 목록이 있는데 이걸 거의 다 볼 수 있도록 다 체크해 둡니다. 그리고 관측을 하지 못하더라도 매 월별 주제의 강의와 실습, 가상 별자리 체험을 포함한 다양한 대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리포터 맘 : 대장님의 교습법 중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그 방법 및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해 주세요.
윤순혁 대장님 : 이번 달 첫걸음교실 수업에는 태양계의 생성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제 2~3학년 올라가는 친구들은 양이펑이 이야기를 통해 우주의 먼지들이 모여서 별을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에 탐구과정에서는 별의 탄생과 소멸에 대해 배우는데 이미 이야기를 통해 알고 있는 친구들은 실제로 별의 생성과정에 대해서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전과정 학습 없이 듣는 아이들을 위해서 별의 생성과정을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예로 교육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테마과정에서는 별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연구하게 된 헤르츠스프룽과 러셀의 연구를 배웁니다. 그동안 관측된 수만 개의 별의 광도와 온도를 통해 별의 진화과정을 유추하고 다시 증명해낸 과정을 배우면 우리가 단순히 배우는 지식들이 어떠한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얻어지게 되는지를 알게 되고 이것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배울 별의 진화과정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리포터 맘 : 엄알비맘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세요.
윤순혁 대장님 : 괜히 수도권에서만 2만여 명의 학생들이 어린이 천문대를 다니고, 판교를 비롯한 강남 지역에서 1~2년을 기다려 교육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동에서 오는 아이들은 저학년임에도 학업성취도가 높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시고 노력하시는 어머님들 덕분이겠지요. 하지만 공부가 도파민으로 보상받는 것이 아닌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인 코티솔이 나오는 행동이 된다면 분명 언젠가는 아이의 학업성취도는 떨어질 것입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별과 우주를 통해 배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고 싶으시다면 어린이천문대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1년의 호흡이 길다 생각되시어 결정하는데 고민이 있으시다면 정규교실과 같은 방식으로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어린이천문대의 교육을 안내하는 무료체험수업(모의수업)도 있으니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별을 아는 어린이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라는 문구가 필자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밤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이나 시골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에서도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보며 우주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아이들에게 주어진다면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들을 하며 어떤 미래를 꿈꿀지 궁금해지는 밤이었다.
구름이 많이 끼어서 하늘이 흐린데도 불구하고 인터뷰 도중 잠깐 구름이 걷힌 틈을 타 대장님께서 옥상에 올라가 원형돔관측실에 있는 망원경을 통해 금성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망원경을 통해 본 금성은 반달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 후 자꾸 별이 보고 싶어서 밤하늘을 좀 더 자주 올려다 보게 되는 것 같다.
번외편으로 부천어린이천문대를 다니고 있는 대원(영도초, 4학년)의 어머님을 전화 인터뷰했다.
리포터 맘 : 안녕하세요. 엄알비 리포터맘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원생 맘 : 네. 안녕하세요.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 수업의 특징이나 장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재원생 맘 : 아이들은 한 달에 한 번 가는 곳이다 보니 소풍가는 느낌으로 가는 곳이에요. 휴식처, 안식처처럼 느끼는 것 같아요. 부천어린이천문대에서는 별에 대한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도 있고 그냥 한 번의 관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별들에 대해, 우주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과학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데 쉬운 용어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셔서 재미있게 느끼더라고요.
리포터 맘 : 그럼 이번에는 부천어린천문대 수업의 단점이랄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 해 주세요.
재원생 맘 : 일반학원들은 대부분 집 근처에 있는데 천문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거리가 조금 멀다는 게 단점이라고 하면 단점인데 그래도 목동에서 가는데 30분 정도면 되고, 한 달에 한 번 수업이라 크게 부담은 없어요.
리포터 맘 : 부천어린이천문대 수업을 하면서 아이가 달라진 점이 있나요?
재원생 맘 : 호기심이 많아졌어요.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사계절에 관련된 별자리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배우면서 그와 관련된 책을 스스로 찾아 읽어보기도 하고 가끔 하늘을 보면서 제게 별자리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답니다. 전 엄알비맘들께 부천어린이천문대, 적극 추천합니다.
리포터 맘 :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원생 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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