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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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학준수학전문학원 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5-01-16 16:43본문
수학의 가성비를 말하다.
가성비가 참 안 좋은(노력 대비 나타나는 점수) 과목이 수학이다. 여기서 아이들은 두 가지 모습을 보인다. 하나는 어차피 공부해도
고만고만할 점수이므로 포기하겠다(수포자)는 마음을 갖는 아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학이란 과목이 원래 어렵기로 소문이 났으니까
(점수 올리기가 굉장히 어려움) 일단 끝은 봐야지 하면서 묵묵히 문제를 푸는 아이들이 있다. 당연히 후자가 성공할 확률이 큰 것은 누가
봐도 뻔하지 않은가?
몇 년 전 일이다. 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나,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라 수능을 다시 봐서 교대를 가고 싶어하는
일반 성인이 상담을 하러 학원을 방문했다. 4년 동안 영어만 했으니 수학에 대한 감은커녕 각종 공식조차 가물가물하다고 한다. 시간
나는대로 공식을 외우라고 계속 말했다. 바로 등록을 하고 다음날부터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신기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문제풀이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하나같이 경쟁적으로 누가누가 더 많이 푸나를 겨뤘던 반면에, 교대를 목표를 한 친구는 안 풀리는 한 문제를
1시간 동안 이리저리 고민을 하는 것이다. 요새 대부분의 아이들이 안 풀리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거의 고민 없이 바로 해설지를 보거나,
학원 선생님께 여쭙는다. 속도전이 따로 없다. 그래야 양치기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 친구(교대가 목표인)는 의미없는 양치기는
버리고, 본인이 이해가 안 돼서 풀지 못하는 문제는 기어이 이해하고야 만다는 일념으로 그(이해가 안 됐던)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
졌던 그 학생이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어땠을까 ?3월 첫 모의고사 수학점수만 80점대였고, 그 이후로는 한번도 90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실제 수능에서도 수학점수가 96점으로, 서울교대를 무난히 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본인도 왜 초조하지 않았겠는가.?
나가야 할 진도는 산더미 같은데 한 문제 한 문제를 일보삼배 하듯이 풀면 어느 세월에 다 하겠느냐고 수없이 스스로에게 반문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뚝심있게 꾸준히 같은 패턴(이해될 때까지 파고드는)으로 수학공부를 한 결과, 신기하게도,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인데
도 출제자가 무얼 생각하고 출제하려고 하는지 느낌이 오더라는 것이다. 특별한 사례일 수 있다.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니 영어시험은 부담
이 없을테고, 국어, 사회도 모의고사 점수가 곧잘 나와서 오로지 수학만 극복하면 되는, 다소 여유가 있는 그런 학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유가 있다고 모든 아이들이 안풀리는 수학 한 문제를 가지고 씨름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은 질문은 휘발성
이 강해서 알려줘도 금방 날아가 버린다. 모르는 문제를 이렇게도 풀어보고, 저렇게도 풀어보고, 오랫동안 생각한 후에 질문을 하면 설명을 듣는
순간 깨달음이 오는 것을 느낀다. 이런 과정이 매우 더딘 것 같아도 점점 가속이 붙어서, 개념의 양이, 처음에는 작은 야구공만하다가 굴릴수록
어마어마해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리고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많은 양의 문제를 단시간에 풀려고 하는 아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복합적이고 어려운 (흔히 말하는 킬러문제) 문제는 일단 제쳐두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문제를 지금 풀면 문제 푸는 양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잔뜩 모아두고 어느날 한꺼번에 몽땅 푼다라는 건 굉장히
힘들다는 걸 우리는 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미루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수능 수학 문제 중에 4점짜리가 13개, 3점짜리가 14개, 2점짜리가 3개다. 4점짜리 중에는 푸는 시간만 15분이 넘는 문항도 있다. 어차피 맞아도 4점이기에(10점이 아닌게 다행)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럼 고난도 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겨우 4점 얻고 싶어서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 어려운 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온갖 생각을 하다보면 점점 자신도 모르게 수학적 지식이 쌓여가고 결과적으로 다른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 앞으로는 수학문제를 풀 때 첫째, 편식하지 말고, 둘째, 풀다가 안 풀리면 최소 5분은 생각하고, 셋째, 질문할 때는 풀이과정을 보여서, 어디까지 생각했는지 알리면 본인한테 커다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학이 가성비가 꽤 괜찮은 과목(웬만하면 점수가 떨어지지 않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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