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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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봉미래교육전략연구소 댓글 0건 조회 562회 작성일 22-01-24 10:38본문
네 잘못이 아니야
한 학생을 만났습니다. 영어를 정말 못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영어 학원을 4년간 다녔는데 영어를 전혀 못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학생 중에는 영어학원을 10년간 다녔어도 영어 점수가 19점 받은 고등학교 1학년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영어를 못하는 학생에게 컨설팅을 했습니다. 학생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따라왔을 것입니다. 이제야 영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깨우쳤을 것입니다. 3번 만나 완성된 것입니다. 조금 긴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아직 100퍼센트 완성은 아닙니다. 몸에 체화되어야 100퍼센트 자신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를 통해 학생의 영어 상태를 알고 싶어 졌습니다. 나는 언제나 어려운 것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쉬운 것을 제시했는데 못하는지 하는지를 보면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에게도 영어의 핵심 기초 단어를 체크하도록 했습니다. 4년 이상 영어학원을 다녔으면 반 이상은 알고 있어야 할 단어를 거의 몰랐습니다. 나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많이 힘들었지? 네 잘못이 아니야. 영어를 못한 것은 네가 영어 머리가 없어서도 아니고 네가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서도 아니야. 그건 네가 만난 모든 가르치는 자들이 네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혀 감지를 못하고 우격다짐으로 자신들이 방식으로 가르쳤기 때문이야.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학생의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며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머니, 아이에게 다른 영어선생을 붙이지 말아 주세요. 지금 아이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영어 기초가 전혀 없습니다. 다른 영어 선생을 추가로 붙여줘 봐야 결과는 똑같을 것입니다. 제가 책임지고 기초를 잡겠습니다. 최소한 스스로 독해까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에 다른 영어 선생을 소개하는 것은 자유이십니다.” 아이에게도 말했습니다. “엄마가 선생님 모르게 영어 선생님을 붙여주면 내게 문자 줘라. 그때는 선생님도 너를 컨설팅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원래 이렇게 말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남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 불편한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컨설팅을 하면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 학생만은 예외로 두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거만함이 섞인 책임감이 일어났습니다. 4년간 영어 학원을 다녔는데 기초 중에 기초도 전혀 안 잡힌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실체를 보게 되니 더 심각했습니다. 아이와 헤어진 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여기저기 좋다고 하는 능력이 있다는 선생을 다 붙여주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이는 영어를 못한다고 얼마나 꾸중을 들었을까요? 학부모께 부탁을 드립니다. 아이가 영어를 못한다고 아이를 혼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영어를 못하는 것은 아이 잘못이 아닙니다. 아이가 수학을 못한다고 꾸지람하지 않기 바랍니다.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느 경우는 “어떻게 너는 학원을 보내줘도 못하니? 도대체 누구 머리를 닮은 거니? 엄마 쪽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아빠 쪽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내면에는 상처가 깊게 자리 잡습니다.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잘못은 아닙니다. 분명합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성적이 낮은 아이,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학부모께서는 애꿎게 아이를 혼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아플까요? 아니면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아플까요? 아이의 마음이 더 아픕니다. 아이는 부모님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잘못이 아니면 누구의 잘못이란 말입니까?”라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이가 아파 병원을 갔습니다. 의사가 아이를 진찰한 후 약을 처방합니다. 처방전을 받은 대로 약을 먹었지만 병색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때 아이의 병이 호전되지 않는 것이 아이의 잘못일까요? 아닙니다. 오진이거나 약이 아이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부모가 계실까요? 아이를 향해 “너는 어떻게 된 신체를 가졌니? 약을 먹으면 나아야지. 지금 뭐 하는 거니? 도대체 누굴 닮아가지고는 내가 속이 다 터진다. ”라고 말하는 부모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아픈 아이를 품에 안아주며 힘내라고 말해줍니다. 이제 아셨으면 합니다. 오진인 것입니다. 잘못된 것입니다. 아이의 병세가 어떤지 모르는 의사에게 아이를 맡긴 결과에 불과합니다. 그럼 영어 공부는 어떨까요? 수학 공부는 어떨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고 할지라도 내 아이의 약한 부분을 잡아주지 못하면 그 선생은 유능한 게 아닙니다. 내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잡아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녀를 맡기는 것은 돌파리 의사에게 자식을 맡기는 꼴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있습니다. 아이의 약한 점을 잡아줘도 못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안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 때는 마음의 회복이 먼저입니다. 이 과정은 오래 걸리지만 꼭 거쳐가는 게 아이의 나중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는 선생이 아닌 스승을 만나도록 스승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는 지능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경계선의 아이도 영어는 제법 할 수 있습니다. 수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학은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능이 떨어지는 경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내 경우이니 꼭 정답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시도하여 새로운 길을 열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현실을 직시하는 것도 부모의 몫입니다. 유명한 학원이라고 해서 학생이 많다고 해서 다 좋은 곳은 아닙니다. 진짜 맛 집은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집이 어디에는 있는지 다녀온 사람 외에는 누구도 모릅니다. 이유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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