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 1등급(90점이상) 비율이 5.3%로 상대평가 1등급컷과 비슷

수능 직후 메가스터디에서는 이번 수능 1등급 비율을 4.93%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조금은 무리한 분석이라 생각했으나 12월 5일 성적발표 결과를 보니 5.3%, 충격적이다. 참고로 작년은 1등급을 받은 비율이 10.3%이었다. 절대평가가 처음으로 시행된 작년에 비해 1등급(90점이상)과 2등급(80점이상)을 받은 학생의 수가 각각 반으로 줄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전국평균으로) 한 반을 30명으로 볼 때 1등급을 받은 학생은 1명밖에 안되고 2등급이내에 든 학생이 4명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난이도는 작년, 재작년 보다는 확실히 높아졌고, 그 동안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에 대해 다소 안이한 태도로 학습했던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난이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국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웬만한 영어 선생님들도 무난하게 만점맞기가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

2. 왜 수능영어 난이도가 높아졌을까? 내년 이후의 전망은?

첫번째 절대평가가 시행되었던 작년, 영어의 변별력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었다. 1등급이 2만 명(4%)쯤 되어야 대학에서는 우수학생으로 인정하고 선발하고 싶을텐데 수험생 50여 만 명중 영어 만점자가 무려 6만여 명이라면 이 학생이 전국 1등인지 혹은 전국 6만등인지 모르게 되어 우수학생의 기준이 사라져 버리는 난감함! 영어실력은 모든 대학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능력인데, 이렇게 되면 수능영어를 믿을 수 없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자체적으로 영어능력검증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작년부터 절대평가로 받은 등급을 불신하고 자체적으로 면접이나 구술 등 다양한 형태로 영어능력을 테스트, 점수에 반영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따라서 영어 절대평가가 일정한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학생의 영어부담을 덜기는커녕 입시혼란을 부추기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런 배경에서 올 수능영어가 변별력을 갖추려 노력한 모습이 역력하다. 게다가 수시선발이 내신관리문제, 특권층 학부모와 학교의 짬짬이가 드러나면서 과거 수능, 학력고사 위주의 선발방식이 가장 공평한 시험이었음을 인정하는 여론이 있고, 정시의 객관적인 변별력이 수시보다 선호되는 분위기다. 또 절대평가 영어시험이 시작된 후 학생들이 90점만 넘으면 만점이라는 안이한 대처로 전반적인 영어수준이 떨어지고 있음을 모의평가를 통해 교육당국에서는 이미 파악하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의 난이도를 상당히 올리리라 예측되었다. 필 영어는 3월부터 1등급 맞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시험이 되리라고 예측하고 오히려 수업강도를 높여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3. 우리 고교생(예비고1포함)의 영어 학습방향

학생들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영어 시험이 어려워진 것이 당장 원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러가지 팩트(fact)로 예상해 볼 때 앞으로도 영어시험은 절대평가 첫해(작년)처럼 1등급이 10%이상 나올만큼 쉽게 출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시비중이 갈수록 줄어지고, 고교 내신의 신뢰도 및 실제 반영률도 떨어질 것이고, 정시가 강화되는 경향에 따라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즉 수능영어를 쉽게 공부해서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아예 버리는 게 좋다. 이제는 수박 겉핥기 식의 영어 공부는 안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고교영어에서 내신과 수능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확실하고 탄탄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법과 구문 이해력을 키우고 난이도 있는 지문을 소화하는 훈련도 해야 한다. 스피디하면서도 정교한 실전형 예습 습관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어학이니 만큼 하루도 놓지 않고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가지면 어떤 시험에도 절대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필 영어 정 일홍 원장 (2018년 12월 11일)